ATC 어학원 그냥 아일랜드 2014. 1. 22. 11:18

남편과 함께 다니게 된 ATC어학원. 

1973년, 시티에서 떨어진 해변의 브레이에서 시작 하여 점점 그 규모가 커졌고, 

더블린 시티에도 진출하였다고 한다. 여러가지 프로그램들과 시설이 깔끔하게 잘 갗춰진 곳이다.



AM 09:00

1교시 Grammar Class. 

여유있는 표정으로 그가 늘 내뱉던 형용사, "Fantastic!

나의 첫 선생님 키에렌이다. 영어강사와 음악가의 삶을 동시에 꾸려나가고 

영국보다 아일랜드 지도를 더 크게 그리는 재치있는 아저씨.

영어를 가르치면서 역사를 이야기하며 영어의 모순에 대해 지적 하는 선생님이다.  

여름의 끝을 기점으로 이탈리아 친구들이 많이 떠났다. 마리오와 나만이 남아 그의 수업을 들었다. 

마리오는 영어를 정말 못해서 다 큰 아기 같았다. 

"아,아아!" 말을 잇지못하던 그는 답답해질 때면,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민둥머리를 박박 긁어댔다.


내가 지각을 하게 되면 키에렌과 마리오 단 둘만 수업을 하게 되거나, 

우리 둘이 동시에 결석을 하게 되면 키에렌 혼자 교실을 지키고 있을 것 같아, 늘 아침 9시 수업 사수를 위해 뛰었다. 


나중에는 학생이 없어서 우리 셋은 모두 각기 다른 반으로 찢어졌다. 뭔가 아쉬운 마음, 마리오는 계속 "NoNoNo" 만 했다. 


사랑스러운 린다. 그녀는 무용과 연기를 했었고 지금은 은퇴하여 영어강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잘 들어주고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따뜻하게 학생들을 포용 하려고 한다.


그녀의 수업은 다양한 프린트 물로 진행 된다. 수업 이후의 대부분의 시간을 준비에 할애하는 듯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금요일이면..


즐거운 주말! 과자를 나누는 린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드린 것이 없군요..



AM 11:00

 Break Time

두 시간의 1교시가 끝나면 30분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4층의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데워 까먹거나 (전자레인지, 토스트 기, 그릇, 포크, 식기세척기 등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학원 앞 카페 Insomnia에 가서 5유로짜리 샌드위치+아메리카노 세트 하나를 시켜 같이 먹곤 한다.  

학생 대상이라 5유로만 있으면 4.95유로짜리 샌드위치를 집어도 따뜻한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AM11:30

2교시 Speaking Class. 


마이클(오른쪽에서 세번 째)의 수업, 첫 인상이 날카롭고 행동도 투박하기 그지 없는 아일랜드 아저씨.

처음에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괴팍 하게 느껴져서 달갑지 않았다. 


A1 클라스에서 A2 클라스로 레벨이 바뀐 지 얼마 안되서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는데

숙제를 많이 내주는 것도 힘든 점이었다. 문제풀이 숙제는 기본, 어떤 때는 일주일에 3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 하기도 했고

제대로 못하면 따끔하게 혼이 났다. 

부끄러운 마음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일었던 나는 그의 수업을 결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복습했다. 


그를 알아가면서 그가 참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 분위기도 따뜻했다.

그가 주니어 반을 맡기 위해 다른 젊은 선생님과 수업을 바꿨을 때, 그의 수업이 그리웠다. 슬펐다. 모두가 그를 그리워했다.


콜라와 축구를 사랑하는 멕시코 친구 리카르도, 18살에  홀홀 단신으로 아일랜드에 영어를 공부하러 왔다.

 벌써 5개 국가를 여행 했다고.. 그와 같은 나이 었을 때의 나는 그저 대학입시 걱정 뿐이었는데,

왠지 그가 부럽다. 우측의 사진은 그가 가져온 멕시코 음식 타코.


이번에는 스페인 팀, 스페인은 음식이나 페스티벌이나 운동경기만 봐도 엄청난 나라인 것 같다. 

친구들이 만들어온 스페니쉬 오믈렛, 감자와 계란을 케잌처럼 두껍게 조리해서 먹는 다고 하는데, 고소하고 맛있다!


한국 팀도 했다! 빨간 스카프를 멋지게 둘러 맨 양군이 김밥을 싸와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먹었다. 

내가 맡았던 주제는 한국,중국,일본의 다른 점 이었는 데, 

마지막 보너스로 한국에서 찍었던 결혼 폐백 사진을 보여주니,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나의 결혼에 대해 이것 저것 질문을 한다. 여.. 여러분, 저의 주제는 한,중,일의 다른 점 이었다는 것을 기억 해주세요.


마이클의 수업은 점점 난이도가 어려워졌다. 토론을(가끔은 싸우기도 한다.)하거나, 

즉석에서 프레젠테이션을 구상 후, 바로 발표를 진행 하기도 했다. 

거칠 게 몰아치고 톡 쏘는 그의 수업 스타일에 학생 몇몇은 그의 수업에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의 수업은 고추가루를 확 풀어헤친 뜨거운 뚝빼기 같았다. 


PM 01:30 After Class

 Activity

총 4시간 동안의 정규 수업이 끝나면 진이 빠지고 배가 금방 꺼진다. 그럼에도 학원은 다음의 세가지 활동 제공 한다. 


1.더블린 안, 밖의 여행 (유료, 혹은 무료. 주말여행도 있다. 일정은 매주 바뀐다.)

2.비지니스 강의, 아일랜드 문화, 영화 강의 등이 있다.(언제나 무료,약 1시간)

3.인텐시브 클래스, 좀 더 영어실력을 높이고 싶은 학생을 위한 강의.(유료, 2시간 반)

 



1.이상하게도 우리부부는 여행모임에 잘 참여 하지않았다. 

 분명 매일 다르고 재미난 활동들이 많은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2. 수요일 마다 진행하는 비지니스 클래스는 참으로 유익하다. 사업과 관련 된 단어들과 표현을 공부 할 수 있다. 

다른 강의도 듣고 싶긴 하지만 정규 수업과 비지니스 클래스를 꼬박꼬박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 


3.이번 주부터 인텐시브 클라스를 신청하였다. 

귀국 날짜보다 수강날짜가 남아서 비용을 더 치루지 않아도 된다.

 네 시간의 정규수업을 듣고 또 다시 세 시간의 수업.. 

뭔가 고등학교를 다니긴 하는데 모든 시간표가 영어만 있는 기분이다. 



요즘에는 귀찮은 건 지, 지친 건 지. 말하는 것 보다는 듣는 것에 더 치중 하곤 한다. 

영어로 어떤 이야기든지 하려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 마주한 사람이 사람이라기 보다는 영어연습대상이다. 

상대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신의 욕심에 사로잡힌 모습에서 나를 본다.    

아.. 내가 저랬구나. 알 수 없이 화가 날때도  있지만 더 열심히 듣고 좋은 질문을 해주려고 노력 하고 있다.  



B1 Class 

신년부터 B1 클라스로 한 단계 레벨이 올랐다. 새 선생님 카렌은 더 섬세한 영어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A2 클라스까지는 문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B1 클라스부터는 발음을 신경 쓴다.


그녀는 내게 계속 미소 지으려는 입 모양과 콧소리를 내는 버릇을 고치라고 늘 충고 한다.

영어를 쓸 때 목 아프게 목소리로 소리를 조절하고 있었다. 그 틈에 코도 같이 이용하고 있던 거다.

계속 들여온 버릇을 고치기 힘들다. 말하다보면 어느 샌가 자연스럽게 코로 소리를 조절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요즘은 코로 나오는 숨을 닫고 목의 울림과 입 모양, 혀를 움직여 다양한 발성을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주 틀린다. 카렌은 수업 중에 내가 했던 부정확한 발음을 기록해두고, 

수업이 끝나서도 내가 정확한 발음을 할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 반복 하게 끔 한다. 

칠판 필기도 더 정확한 철자를 위해 컴퓨터 타이핑을 하며 설명한다. 

자신이 의심 되면 옥스포드 사전을 켜서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이 외에도 각 국 음식 대결, 할로윈 코스튬, 크리스마스 캐롤 장기자랑, 발렌타인 백일장 등 

여러가지 이벤트가 상시적으로 열리곤 한다.


어학원을 등록하려는 학생에게 저가 학원을 등록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ATC어학원은 다른 어학원과 비교하면 중간가격에 속한다. 

수업에 열정적이고 정말 좋은 선생님이 많으면서도 간혹 시간 때우는 것 같은 선생님도 종종 만날 수 있다. 

저가 어학원은 그 반대 일 가능성이 높을 것 이다. 

이왕 많은 돈과 시간을 들어 어학을 결정 했다면 좋은 선생님을 만나길 바란다.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과제를 던져주고 자기 책상에 앉아 다른 할 일을 하며 수업 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

어떤 선생님은 학생 곁에 앉아 그들이 놓친 문법이나 발음을 교정 해 준다. 우리 이야기를 듣고, 함께 대화 하고, 공감 한다.


http://www.atcirelan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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